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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애착유형과 관련된 인포그래픽을 만들었다. (관련 링크는 포스팅 하단에)
그 때 존 볼비의 애착이론을 알게되면서 심리학에 흥미가 생겼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는 애착 성향 중 회피형에 관련된 책이다. 2015년에 출간된 책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회피형인 사람들이 늘어나기에 요즘 더 읽기 좋은 책이다. 저자는 사회가 사람들을 고립시킨다고 말한다. 법정스님의 말을 인용하자면 '접촉이 아닌 접속'을 하게 만드는 사회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점점 더 회피형이 되어간다고 말하는 것 같다.
회피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삶의 주체성을 되찾는 다는 말과 거의 동의어다. 그를 위한 첫걸음은 지금까지 피하기만 했던 문제와 마주하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이다. 그것이 불만이나 분노, 절망같은 것이라 해도 먼저 그것을 말하고, 자신이 상처받은 지점과 마주하는 것이 거꾸로 답답한 상황을 타개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내가 회피형인 것 같다고 어떤 이유로 생각하게 되었냐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쉽게 믿지 못하고 자꾸 무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려고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심리학 책을 보면서 자기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상황이나 심리가 불안정해지면 자꾸 과거의 안좋은 습관이 튀어나온다. 때문에 마음을 위한 글들을 메모하고 자주 들춰본다.
저자는 회피를 극복한 사람들의 유형을 책에서 말한다. 회피기간을 모라토리엄(유예) 기간으로 가지고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과 회피를 어떠한 계기를 통해 극복한 사람들이 나온다. 그 중 카를 융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당장 눈 앞의 것이 아닌 인생 전체를 거시적으로 보는 시각을 가지게 되었을 때 비로소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기 때문이다.
p183)
그것은 눈 앞에 있는 쾌락과 불쾌가 아닌, 인생이라는 좀 더 넓은 시야에서 자신의 상황을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짓이 오히려 자신의 가능성을 좁히고, 마주하고 싶지 않은 장면으로부터 도망치는 행동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살면 안된다고 외치며, 자신을 바꾸기 위해 결심했기 때문이다.
p202)
내가 나의 인생을 조절할 수 없다는 느낌은 정말 기분 나쁘다. 뭔가 중요한 부분이 잘못된 것 같은 기분.
나는 내가 인생의 궤도에서 벗어나, 생각지도 못한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매우 불안해졌다.
p204)
상처 받는 것을 피해 나를 받아주는 사람하고만 만나는 좁은 세계에서 계속 히키코모리로 살 것인지, 실패와 상처를 두려워 하지 않고 낯선 가능성을 향해 열린 세계로 나아갈 용기를 낼 것인지.
하지만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피할 수 있는 일은 피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번아웃으로 더 이상 아무런 에너지가 없을 때, 의욕이나 생의 기본적인 욕구도 생겨나지 않을 때는 병원가서 약먹고 치료를 받으면서 쉬는게 우선이다. 이 책은 충분히 쉬고 난 다음이거나 시작도 하기 전에 겁먹은 자들을 위한 이야기이다.
어디를 가도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 내가 나를 가장 아끼는 친구 대하듯 대해줘야한다. 자기 자신에게 매몰되어 있지말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을 객관적으로 봤을 때 어떤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가령 친구가 영어공부를 하고 있으면 오 열심히 하는데~~, 잘 하고 있는데~~~ 이런식으로 생각이 든다. 이것을 나에게 똑같이 적용하면 금새 뿌듯해지고 내가 나를 위한 시간을 잘 보내고 있구나 라고 느껴진다.
나는 벼락에라도 맞은 것 같았다. 이것이야말로 현실과의 충돌이었다.
'아아, 그런가. 열심히 노력해야만 하겠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휘저었다. 그 이후 나는 진지한 아이가 되었다.
조용히 그 자리에서 떠나 아버지의 서재로 들어가 라틴어 교과서를 꺼낸 후 열심히 공부를 시작했다.
그런데 10분 후 발작이 나와 실신해버렸다. 의자에서 살짝 떨어질 뻔 했던 나는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공부를 계속했다. '이런 빌어먹을! 실신 같은 걸 하다니' 하고 나 자신을 타이르며 그래도 계속했다.
거의 15분 정도가 지나자 두 번째 발작이 찾아왔지만 처음의 발작과 똑같이 그냥 무시했다.
'이제는 정말 공부해야 해!' 하며 나를 채찍질했다. 그리고 다시 한 시간 후 세 번째 발작이 덮쳐왔다. 더 이상 나는 굴복하지 않고 반시간을 더 공부했다.
마침내 발작을 극복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갑자기 지난 몇 개월보다 더 기분이 좋은 것을 느꼈다.
발작은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았다. 그날 이후 나는 매일 문법과 연습장으로 공부했다.
몇 주 후, 다시 학교에 가게 되었다. 학교에서도 발작을 일으키는 일은 없었다.
마법은 완전히 풀렸다.
『융 자서전』 중에서
법륜스님은 할일을 미루면서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에게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까 그런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침대에 누워있다가도 폭탄이 떨어지면 벌떡 일어나서 도망가는게 사람이라고, 그러니 미룬다는건 아직 시간이 있는 거라고 말씀하셨다. 카를 융의 사례처럼 본격적으로 위기감이 들고 현실감이 들어야 사람은 변한다.
사람의 애착성향은 어린시절 부모와의 관계가 가장 크다고 하지만 나는 성장하면서 바뀐다고 생각한다. 자기를 잘 알고 항상 의식하며 마음을 다스리려 노력하는 사람은 안정형이 될 수 있다. 많은 고뇌와 수련이 필요하겠지만 관점과 인식을 바꾸면 마음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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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보면 좋은 글
https://headintheclouds.tistory.com/16
인포그래픽 디자인 성장기(?)
1. 한국에너지공단 공모전 응모작 2018년도에 인포그래픽을 공부하고 싶었다. 데드라인이 있어야 바짝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공모전을 도전했다.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처음 만든 인포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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