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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4번째 쯤 상담을 할 때 32만원을 써서 이제 그만하려다가 마침 복지로에 신청했던 심리상담 지원이 해당 되어서 추가로 8번을 할 수 있게 됐다.
9월에는 감정조절이 잘 안되고 죽을 것 같은 마음이 강해서 누군가에게 어떤 말만 해도 눈물이 쏟아졌다.
11월인 지금은 전보다 많이 잔잔해졌고 무기력함이 많이 사라졌다.
이제는 일주일 중에 절반은 넘게 죽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
복지로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10회 중 2번은 심리검사로 한다고 했다.
몇 주 전에 받았던 성격강점검사(CST)의 결과를 오늘 받았다.
나는 나에게 아무런 강점이 없는 줄 알았다.
근데 놀랍게도 내 강점은 창의성, 학구열, 지혜, 진실성, 심미안으로 나왔다.
이 강점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심미안 항목에는 매일 내가 본 아름다운 것들을 기록하는 ‘아름다움 일지’를 만들어 기록하라는 게 있었다. 꽤 인상적이어서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심미안이 강점이라는 데에서 기억날만한 에피소드가 있다.
쌍둥이가 에어프라이어를 산다고 상세페이지를 보여줬는데, 그 페이지의 디자인이 너무도 훌륭해서 정말 꼼꼼하게 끝까지 다 봤다. 그 때의 기분은 공들여 잘 짜여진 교향곡 하나를 음미하는 것 같았다.
또 사람들의 의도가 담긴 창작물, 결과물을 찬찬히 보고 그들의 의도를 읽어낼 때 즐겁다고 느끼는 이유가 바로 심미성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 보고서에는 ‘지혜’가 타인에게 조언을 해 주는데 그 빛을 발한다고 쓰여져있다.
내가 다른 사람을 조언한다는 걸 생각해본적도 없어서 신선했다.
최소한 한달에 한번 씩 다른 사람들을 상담해주는 역할을 찾아서 하라고 하는데
상담을 해줄만한 이력의 사람이어야지만 상담을 할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할 처지인가? 싶은 생각이다. 이건 아직까지는 엄청 어려운 부분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특히 최근에 읽었던 책의 저자인 벤저민 프랭클린 같은 사람들은 분야에 경계가 없었다.
자기가 그것에 전공이 아니더라도 호기심이 가는 분야라면 어떤 분야든 책과 실험 도구 등을 사고 실험해보고 결론을 도출해 논문을 쓰고 발표까지 했다.
그 시절에도 전문가가 아니라면서 프랭클린이 쓴 결과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몇몇 사람들의 같은 실험결과 도출에 그의 논문은 곧 과학계의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요즘 시대에는 전문가의 영역이라는게 너무 강해져서 전문가가 아니라면 일반인은 시작조차 못하는 분야가 많아진 것 같다.
오히려 호기심만 있다면 인터넷으로 정보 얻기는 더욱 쉬워진 세상인데도 말이다.
세상이 너무 오래되어서 고정관념이 더 진득해져버렸다.
학구열은 아마도 내가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 어디론가로 떠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다.
나는 항상 궁금하다. 흥미가 가는 것들을 배우는 게 재미있다.
항상 새로운 걸 배우고 다른 것과 연결지어 생각해보고 결론 도출과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 짜릿하다. 이런 게 돈을 버는데는 그닥 소용없는 것 같아 강점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지적욕구가 강하구나라고 옅게 생각해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강점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 상담선생님이 철학이랑 어울린다고, 대학원 공부를 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냐고 혹은 글을 쓰는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셨던게 괜히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었나보다.
진실성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정직하고 진실하게 말하려는 성질을 말한다.
나는 진실한가? 솔직한 걸 좋아하긴 하지만 진실한지는 모르겠다.
나도 거짓말을 할 때가 있다. 아마도 그럴 때는 그 이유가 늘 얕보이지 않으려고 허세를 떨기 위해서 였던 것 같다. 사회에 나와서는 정말로 지독하게 무시하거나 얕보는 사람은 없었는데도 늘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가시복어가 제 몸을 부풀리듯 허풍을 떨곤 했다.
상담선생님이 글을 꾸준히 써보라고 해서 블로그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바닥일 때 본 성격강점검사는 꽤 신기하고 도움이 됐다.
자신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혹시 필요한 사람이 있을까봐 덧붙인다.
알기로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심리상담이 시에서 지원하는 것과 복지부에서 지원하는 게 있다.
시에서 지원하는건 청년포털에서 하면 되고 복지로 사이트는 터졌는지 링크가 들어가지지 않는데, 주민센터에서 신청하면 된다.
청년마음건강 바우처
청년마음건강 지원사업
https://youth.seoul.go.kr/site/main/content/mind_reliable_a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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